한국노총, 방송사에 안전보건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
- 일부 방송프로그램, 산업재해 예방에 걸림돌로 작용 -
한국노총은 9월 8일(화) 일부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안전보건 모니터링 결과와 시정 요구사항을 KBS, SBS, EBS에 전달했다.
한국노총이 KBS('체험 삶의현장‘, ’1박2일‘), MBC(’무한도전‘, ’불만제로‘), SBS(’생활의 달인‘, ’패밀리가 떴다‘), EBS(’극한직업‘)의 일부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방송사의 안전불감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산업재해로 인해 총 95,806명이 산업재해를 당했고 이중 2,42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GDP의 1.67%인 약 17조 1천억 규모로 산업재해는 인명 뿐 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7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25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하고 있으며, ′95년 재해율 1%미만 진입 이후 현재까지 0.7%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안전보건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보건의 중요성에 대한 전 국민의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방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산업재해 예방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노총이 지난 6월 방영되었던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6월 14일에 방영된 KBS '삶의 체험현장‘의 경우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도금사업장에서 출연 연예인 및 현장 작업자 모두 직업병 예방을 위한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방영되었으며,
6월16일에 방영한 SBS '생활의 달인‘편에서는 출연자가 목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방영되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날 또는 축이 회전하는 기계를 취급하는 경우 절대로 목장갑을 끼고 작업해서는 안되는 상황으로 산업안전규칙제44조 위반한 것이다. 특히 산업재해를 당한 손가락을 보여주면서 안전보건 조치 없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방영하는 것은 방송사의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칫 ‘삶의 체험현장’, '생활의 달인'이 ‘산업재해 체험의 현장’, ‘직업병의 달인’이 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름없다.
그러나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EBS의 ‘극한 직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극한 직업’의 경우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대다수 극한직업에 출연하는 노동자의 경우 직업으로 인한 직업병 발생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상황만을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안전보건에 대한 잘못된 인식제공 및 산업재해를 방치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교육방송 특성상 청소년층에게 잘못된 직업정신의 가치제공 및 안전보건 불감증을 제공하여 향후 노동현장의 산업재해 예방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힘들고 위험한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층에서 인기가 있는 ‘1박2일’,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도 출연진들에게 달리면서 음식을 먹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영하거나 안전구명장비 없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이는 지난 2004년 성우 장정진씨가 ‘KBS 일요일은 101%‘ 녹화도중 떡을 급하게 먹다 기도가 막혀 뇌사상태에 빠져 결국 한달 만에 사망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한국노총은 방송사에 방송프로그램에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왜곡된 정보나 산업재해 발생 위험상황이 방영됨으로서 이를 시청하는 국민의 안전보건 의식 및 산업재해 예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되어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와 함께
▲방송프로그램 제작 시 산업안전보건 전문가의 참여 ▲ 시청자위원회 구성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의 참여를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실시 ▲ 방송프로그램 제작자 및 출연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실시 ▲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구 지급 및 착용 ▲ 방송 프로그램 사업장 섭외 시 안전보건상의 조치가 없는 즉,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에 대한 섭외 자제 요청 ▲ 위험한 상황에 대한 무리한 연출 및 안전보건에 대한 희화화 자제 ▲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신설 등을 요구하였다.
한국노총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안전보건의 문제점이 개선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방송사의 안전보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09년 9월 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