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산재처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 중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공상으로 처리할 것인지, 산재로 처리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하거나,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습니다. 사업주가 공상으로 처리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사업의 특성상 산재건수가 늘어나게 되면 산재 보험율이 올라가고, 노동부의 행정감독이 강화되며, 사업을 수행하는데 생기는 여러 가지 불이익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산재건수가 많으면 공사입찰에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공상으로 처리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산재신청을 했는데 승인될 때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절차가 복잡하다고 생각하거나, 불승인 될 가능성이 높거나, 사업주가 산재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요구하거나, 사업주가 산재처리를 싫어하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나 공상처리를 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보십시오.

사업주가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먼저 말하는 경우는 사업주가 보기에도 업무와 관련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산재승인이 어렵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상으로 처리한 경우에는 요양기간이 사업주가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리는 경우 사업주가 치료비의 지출을 꺼리거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치료기간을 단축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추후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 사업주를 상대로 후유증에 대한 치료를 요구하거나, 자비를 들여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장해가 발생하였을 때 산재보험에서 장해급여가 힘들어지고, 회사가 부도가 날 경우 재해보상을 받는 일이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가급적 산재처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공상처리를 하게 되더라도 노동조합, 노무사, 노동보건사회단체, 산업의학과 등에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상담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공상이란?

산재보험에서는 4일이상의 요양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만 보상을 하고 3일 이하의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회사가 치료비와 임금을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4일이상의 요양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회사가 치료비와 임금을 보상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흔히 공상처리하고 합니다. 이는 산재와 공상의 차이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개개인이 합의하려 처리할 것인지와 유사합니다.

￭ 공상으로 인한 노동재해 통계의 왜곡

노동부에서는 산재처리 건수를 바탕으로 산재예방정책을 세워왔는데, 이 때문에 공상처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의 산재의 실태가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공상이 아니라 산재로 치료와 보상을 받자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노동부에서도 산재건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고 별도의 산재직업병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